
2026년 2월 14일
부여 고란사 약수 전설: 한 잔에 삼 년 젊어진다는 물
마시면 젊어진다는 약수.
전설처럼 전해지는 물이 있습니다.
충남 부여, 부소산 자락에 자리한 고란사.
이곳에는 세월을 거꾸로 돌린 한 노인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.
자식이 없던 노부부
옛날, 자식이 없어 슬퍼하던 노부부가 있었습니다.
어느 날 할머니는 도사에게서 이런 말을 듣습니다.
고란사 바위틈에서 솟는 약수는 고란초의 이슬이 스며든 신령한 물이라오. 한 잔 마시면 삼 년은 젊어질 것이오.
희망을 품은 할머니는 다음 날 새벽 남편을 고란사로 보냅니다.
돌아오지 않는 남편
그러나 밤이 되어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.
이튿날, 불안한 마음으로 약수터로 달려간 할머니.
그곳에는 남편의 옷이 놓여 있고 그 위에 갓난아기가 누워 있었습니다.
그 순간, 할머니는 깨닫습니다.
한 잔에 삼 년이라 했는데… 도대체 몇 잔을 마신 걸까.
전설은 이렇게 이어집니다.
할머니는 그 아이를 정성껏 길렀고 훗날 그 아이는 백제의 최고 관직인 좌평에 올랐다고 합니다.
낙화암 아래 천년 고찰
고란사는 낙화암 아래에 자리한 작은 절입니다.
백제가 멸망하던 날, 궁녀들이 충절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다고 전해지는 곳.
그 넋을 기리기 위해 고려 시대에 세워진 천년 고찰입니다.
지금도 솟는 약수
오늘날에도 고란사 뒤편 바위틈에는 고란초가 자라고 있습니다.
그 아래에서 맑은 물이 솟습니다.
사람들은 여전히 그 물을 떠 마시며 전설을 떠올립니다.
젊음을 되찾고 싶어서라기보다 한 잔의 물에 담긴 이야기를 마시기 위해.
전설이 남긴 질문
과연 그 물이 정말 세월을 되돌렸을까요.
아니면 간절한 바람이 만들어낸 이야기였을까요.
고란사의 약수는 오늘도 조용히 흐릅니다.
한 잔에 삼 년.
그 전설처럼 시간을 잠시 멈추게 하며.
